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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스크랩] 자폐 용어의 전환, 작은 규정 변경이지만 위대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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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식정보통
조회 62회 작성일 25-01-2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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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한국자폐학회의 논문투고 규정에 의미 있는 새로운 규정이 신설됐습니다. 규정 제5조 7항을 신설하는 형식으로 중대한 변화가 왔음을 알렸는데, 내용을 요약하면 자폐 관련 용어에 관한 규정이 확실히 신설된 것입니다.

이 변화는 자폐 관련 용어에 있어서 한국 자폐계의 공식적인 결정사항이 하나 신설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하나의 개념이 자리 잡게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원문은 이렇습니다.

“투고 논문은 자폐를 지칭할 때 자폐인 커뮤니티의 권고와 국제적 자폐 연구 동향을 반영하여, 부정적 인식을 유발하거나 부적절한 표현(예: 자폐에 걸린 사람, 자폐를 앓고 있는 사람, 자폐증)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자폐인, 자폐 아동, 자폐스펙트럼장애인, 자폐성장애, 자폐, 자폐범주성장애와 같이 권장되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제 자폐성 장애를 질병으로 여김을 상징하는 용어인 ‘자폐증’ 계열 용어가 드디어 학회에서 추방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작지만 거대한 진전입니다. 이제 자폐성장애는 질병이 아닌 장애, 넘어서 특성으로 보겠다는 선언입니다.

그동안 자폐성 장애를 질병으로 보겠다는 관념이 이제 자폐인 집단의 노력과 세계적인 변화를 따라 점점 장애 내지는 특성이라는 개념으로 전환되어 자페인은 이제 환자가 아닌 당사자로 전환되는 과정에 이제 한국도 동참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제 자폐인에 대한 의학적 개입은 차근차근 최소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너무 침체되거나 그런 것이 아닌 이상 이제 의학적 개입보다는 다양한 생활방식과 문화양식을 고려한 삶으로의 변화로 나가야 할 것입니다.

물론 앞으로도 자폐인이 병원에 통원하는 일이 아예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자폐인들은 일정 부분은 병원에 정기적으로 통원해야 할 일은 남아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것이 치료라기보다 상태 관리나 일정 간격으로 필요한 조정 과정을 위한 개입 과정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가야 할 것입니다.

몇몇 치료도 재활 개념에 가까운 부분은 점점 재활 전략으로 전환하고, 그 재활 모델도 차분히 당사자 관점으로 전환하는 등의 작업은 필요할 것입니다. 재활을 통해 사회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상태로 변화하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이제 치료라는 단어는 다른 질병 문제와 엮였을 때만 등장하는 단어로 변화해야 할 것입니다. 자폐인에 대한 다른 의학적 질병이 있을 때 자폐인에게 적합한 치료 방법 등을 찾을 때나 ‘치료’ 개념을 사용할 수 있게 말입니다.

이미 estas 등 자폐인 당사자 집단은 공식·비공식 선언·강령 등을 통해 ‘자폐증’ 용어 추방을 선언한 지 꽤 되었습니다. 국내에서도 estas 등 당사자 운동 조직이 활동 중이고 여러 방식을 통해 이번 결정을 만들어냈습니다.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는 개념은 매우 유명한 개념입니다. 사소한 표현 하나였지만 그 사소한 표현이 결국 하나를 바라보는 거대한 시선이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숱하게 몇몇 용어 개정 운동을 벌였던 것도 바로 그러함의 일종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자폐를 하나의 특성으로 바라봐주길 바라는 것은 있습니다. 우리는 그 특성을 타고났으며, 우리는 그 특성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학계도 이러한 ‘낡은 틀’에서 벗어나는 것은 필요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자폐증’ 계열 표현의 자폐학회에서의 추방은 자폐학회에는 작은 규정 변경이지만 자폐인을 바라봄에서는 위대한 도약일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돌봄 모델도 폐기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길도 한국에 자폐성장애가 소개된 시점과 비교하면 이것도 머나먼 길이 있음은 확실할 것입니다.

학계에 무리하게 신경다양성 등의 모델로만 연구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것은 아닙니다. 의학적 연구가 필요하다면 조금은 필요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당사자들이 바라는 것은 자폐를 질병의 개념으로 바라보지 않고 치료 개념의 적용을 무리하게 하지 않는 것 정도뿐입니다.

그래도 자폐는 하나의 특성이지 신종 유행병은 아닙니다. 현지시각으로 20일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대에 다시 다양성 가치에 위기가 왔지만, 이렇게 작은 전진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 한국 자폐계도 하나의 전진을 이뤘습니다. 하나의 규정 변경이었지만, 자폐를 바라보는 것은 거대한 전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자폐성장애를 질병의 일종으로 보는 것에서는 공식적으로 벗어나게 된 전진을 축하하며, 앞으로는 자폐성장애를 장애 개념으로 바라보는 것은 일단 그래야 할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하나의 특성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까지 전진하는 것까지 가야 할 것입니다.

자폐인이 이제 환자가 아니게 되었음을 이제 우리는 축하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작은 규정 변경이었지만 위대한 도약이 이뤄졌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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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장지용 alvis@naver.com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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